지난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사실상 종식됐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 명동, 동대문, 제주도 등은 이달까지도 서비스업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메르스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27일 ‘지역경제보고서 8월호’에서 “메르스 발생 이후 크게 악화된 서비스업황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7월초부터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여전히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 이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의 매출은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모니터링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 명동 화장품 매장과 동대문 의류도매상가의 경우 6~7월 기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70% 감소했다. 명동 화장품 매장은 메르스 공포가 절정에 달한 6월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가 감소한데 이어 7월에는 66%로 감소폭이 더 늘어났. 이달 1~10일에도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15~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동대문 상가도 매출액 감소폭이 6월에 60~70%이던 것이 7월 70~80%로 악화됐으며 이달에도 마이너스 성장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도 아직까지 메르스 여파에 악전고투하고 있다. 제주권의 경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로 지하상가 등 주요 쇼핑지구 및 음식점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이달에도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7~8월 권역별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에서 제주도는 전국 권역에서 유일하게 전분기(2분기)보다 매출이 줄어들었다.
외국인 관광지의 업황 부진은 아직까지도 관광객 수 회복이 이뤄지지 못해서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6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7월에는 53.5%나 급감했으며 이달 1~20일에도 32.0% 줄었다. 한은 김용선 지역경제팀장은 “외국인 관광객 모집부터 실제 방한까지 걸리는 시간이 2~3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광객 수가 회복되는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명동 동대문 제주도 여전히 메르스 후유증…서비스업 매출 감소
입력 2015-08-27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