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3·레버쿠젠)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핫스퍼 이적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독일 레버쿠젠 팬들은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손흥민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기장에서 만나자”며 페이스북에 적었던 인사는 레버쿠젠 팬들에게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레버쿠젠 팬들은 27일 SNS에서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을 기정사실화하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다만 일부 팬들은 레버쿠젠과 토트넘 사이에서 아직 손흥민의 이적을 확정하지 않은 점을 강조하며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 돌아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실망스럽다” “당혹스럽다”는 의견도 많았다. 전 소속팀인 독일 함부르크의 엠블럼을 프로필 사진으로 붙인 일부 네티즌들도 손흥민이 독일 내 이적이 아닌 잉글랜드로 완전히 떠날 수 있다는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이 2015-2016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독일어로 적었던 인사는 레버쿠젠 팬들을 더 슬프게 만들었다. 당시 손흥민은 “안녕하세요. 분데스리가가 개막합니다. 매우 기쁩니다. 경기장에서 만나요”라고 인사했다. 글의 말미에는 ‘소니(Sonny)’라는 자신의 애칭을 적었다. 손흥민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페이스북에 글을 적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만나자”는 약속이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남아 레버쿠젠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 팬은 “경기장에서 만나자고 하지 않았는가. 나는 아직 바이 아레나(레버쿠젠 홈구장)에 가지 못했다. 꼭 만나길 바란다”며 손흥민의 잔류를 기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독일 스포츠지 키커는 “손흥민이 토트넘과 이적 협상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들 사이에서는 손흥민의 이적료가 3000만 유로(약 404억원)로 책정됐다는 구체적 계약조건도 나왔다. 손흥민의 임박한 이적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토트넘은 과거부터 손흥민에게 러브 콜을 보냈던 팀이다.
유럽 축구의 보편적인 여름 이적시장 마감시간은 각국 현지시간으로 9월 1일 자정이다. 손흥민에겐 닷새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레버쿠젠 잔류와 토트넘 이적의 결말도 그 이전까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손흥민, 경기장에서 만나자며”… 레버쿠젠 팬들 ‘멘붕’
입력 2015-08-27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