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도시’로 악명 높은 베이징은 요즘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열병식 등 기념행사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결과다. 지난 20일부터 전면적인 차량 2부제가 시작됐고 28일부터는 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 인근 7개 지방의 오염 배출 공장 1만2255곳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제한한다. 누리꾼들은 베이징의 파란 하늘을 ‘열병식 블루’라고 부른다.
취임 일성으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번 전승절은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힘을 과시하고, 대내적으로는 국가적 통합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다. 3일을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는 ‘항일역사’ 등을 주제로 한 전시회, 좌담회, 영웅 노병들에 대한 위문, 항일 유적지 보수 활동, 문예작품 창작활동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열병식이다.
천안문 광장에서 3일 오전 10시부터 70여분간 펼쳐질 열병식에 참여하는 군인은 모두 1만 2000여명. 의장대를 비롯해 11개 보병, 2개 항전노병, 27개 장비부대, 10개 공중 비행 편대 등 50개 제대(사각형의 대형)가 사열대 앞을 지나간다. 17개국에서 온 1000여명의 외국 군인들도 참가한다.
참가 군인들은 지난 3월 1일부터 6개월간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인민일보는 기초훈련은 각 부대별로 이뤄졌고, 6월부터 베이징 인근 난커우 열병 훈련기지와 주변 비행장에서 강화훈련 및 합동훈련이 실시됐다고 전했다. 중국의 독자적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베이더우(北斗)를 활용한 ‘훈련 검증시스템’이 개발돼 훈련의 정확도는 ‘밀리미터(㎜)’ 단위로 체크됐다고 한다.
열병식의 꽃은 중국의 군사력과 위상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신무기들이다. 중국은 “100% 모두 중국산이고 이 중 84%는 신무기”라고 밝혔다. 무기를 포함한 군 장비들은 40여종 500대, 비행기들은 20여종 200대가 등장한다. 특히 신화통신은 전략미사일 부대(제2포병)가 7종, 100기 이상의 미사일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31B와 둥펑-41이 공개될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지난해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둥펑-31B는 사거리 1만1200㎞로 미국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둥펑-41은 사거리가 1만4000∼1만5000㎞로 목표물 명중 오차율이 120m에 불과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핵 미사일로 주목받고 있다.
공군 주력기들도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폭격기 훙(轟)-6의 최신형 모델인 훙-6K는 최대 4500㎞ 거리의 고정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홍콩 명보는 최근 최첨단 함재기인 젠(殲)-15, 공격형 헬기 우즈(武直)-10, 무장정찰 헬기 우즈-19, 조기 경보기 쿵징(空警)-2000과 쿵징-500 등이 이번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0년 시험비행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젠-15는 대공·대함 미사일과 폭탄이 적재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470㎞ 떨어진 표적 60∼100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주장해온 쿵징-2000에 대해서는 ‘중국인민의 명예를 드높인 무기’라는 소개가 따라붙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열병식 어떻게, 신무기는?
입력 2015-08-27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