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빅뱅’ 실험서 반물질의 대칭성 측정 성공…우주 생성 연구에 실마리

입력 2015-08-27 15:45
부산대 윤인권 교수

우리나라 과학자 25명이 참여중인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이온충돌실험(ALICE.앨리스)이 인류 역사상 가장 무거운 ‘반물질’의 정밀 측정에 성공했다.

우주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표준 모형’ 연구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대 유인권 교수와 6개 연구기관(강릉원주대, 부산대, 세종대, 인하대, 연세대, KISTI) 소속 25명의 연구원은 27일 “반물질의 물리량 측정에 성공함으로써 ‘표준 모형’의 대칭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물리학분야 권위지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물질 입자와 반물질 입자는 질량 등 모든 물리량이 똑 같지만 스핀의 방향이 달라서 전하만 반대를 띤다. 앨리스는 CERN에 건설된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서 납 원자핵끼지 세계 최고 에너지로 충돌시키는 실험이다. 고에너지의 중이온(원자핵)끼리 충돌은 반입자가 입자만큼이나 풍부했던 우주 탄생 직후와 비슷한 초고온, 초고밀도의 극한 환경(미니 빅뱅)을 가능케 했다.

연구팀은 중이온(원자핵) 충돌실험으로 입자-반입자 짝인 ‘중수소원자핵-반중수소원자핵’ ‘헬륨3원자핵-반헬륨3원자핵’을 생성시켰다. 이들의 질량과 전하량을 정밀 비교한 결과 ‘대칭성’을 갖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리학에서 ‘대칭성’이란 전하, 시간, 공간이 반전돼도 상관없이 물리법칙이 통용되는 것을 말한다. 즉 양(+)전하가 음(-)전하로 바뀌거나 공간 좌표가 거울에 비춘 듯 뒤집어져도 물리법칙이 똑같이 적용된다면 대칭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대칭성은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인 ‘표준 모형’의 기본 원칙이기도 하다. 표준 모형 이론은 물질에는 반드시 그 물질과 질량 등의 물리적 성질이 같지만 전하만 반대로 띠는 반물질도 있다고 설명한다.

윤인권 교수는 “기본 입자들에서 뿐 아니라 기본 입자들이 모여 만든 원자핵에서도 반물질인 반원자핵과 얼밀한 대칭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실재하는 우주의 대칭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