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 동화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사로잡는 힘이 있다. 그런 그림책은 언제 시작됐을까. 현대 그림책은 19세기 영국에서 출발됐다. 산업혁명 결과 인쇄기술과 판화기술의 발달하면서 각양각색의 그림책이 제작됐다. 아동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 설립이 확대되자 그림책 시장은 더 커졌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한길책박물관의 기획전 ‘그림책의 탄생-19세기 전후 유럽 그림책의 풍경’전에 가면 원본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의 역사를 볼 수 있다. 효시로 불리는 ‘챕북(chapbook) 등 현대 그림책이 등장하던 초창기 작품이 전시돼 있다. 영국 3대 그림책 작가인 랜돌프 칼데콧, 월터 크레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대표작도 원본 그대로 접할 수 있다. 성화나 삽화가 수록된 그림 성경도 그림책의 중요한 장르로 선보인다. 글을 읽지 못하는 민중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었지만 점차 예술성이 강조됐다. 15세기 말 독일 화가 알브레이트 뒤러, 19세기 프랑스 삽화가 귀스타브 도레, 20세기 스페인 초현실주의화가 살바로드 달리 등 예술가들의 한정판 성서가 나왔다. 그리스 로마신화, 아라비안나이트, 돈키호테 등의 고전에 다양하게 변주된 그림책도 만날 수 있다. 12월 31일까지. 일반 6000원, 할인 3000원(031-955-2088).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는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가 펼쳐진다. 12명 작가들이 헨젤과 그레텔, 피터팬을 비롯한 동화 속 캐릭터를 회화, 설치, 오브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이지영 작가의 설치작품 ‘앨리스의 정원’ 파빌리온도 눈길을 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인공 앨리스가 낮잠에 빠진 언덕이자 꿈속에서 겪게 되는 카드 병사, 티 파티, 여왕의 장미 정원 등을 재현했다. 이슬기 작가의 유화작품은 브로콜리, 오이, 고사리, 생강 등 식탁에서 늘 접하는 채소를 소재로 했다. 도로시 M 윤은 개구리 왕자, 라푼젤 등 동화 주인공 8명을 금발머리에 푸른 눈으로 분장시켜 촬영한 사진 연작을 내놓았다. 12월 13일까지. 무료(02-2124-8928).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그림책과 동화 전시 구경 어때요?
입력 2015-08-27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