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하나고등학교가 남학생을 더 뽑기 위해 입학 성적을 조작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하나고등학교 전 모 교사는 26일 서울시의회가 주최한 행정사무조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증언을 했다.
이날 전 교사는 장인홍 서울시 의원이 하나고 학생들의 성비가 거의 동일한 것은 의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 하다는 지적에 대해 학교 측에서 기숙사 문제로 남녀 합격자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전 교사의 증언에 따르면 서류평가와 면접 점수를 합산한 성적을 조작해 여학생 지원자들 떨어뜨리고 남학생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일부 교사들이 항의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대해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은 “교육당국에서도 이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신입생 선발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하나고는 매년 남녀 모집정원 공지 없이 학생을 선발해왔다. 또 서울 전역에서 일반전형 120명, 임직원자녀전형 40명,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40명 등 모두 200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아울러 전 교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직원의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켰지만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2010년 3월 개교한 하나고등학교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로서 하나금융그룹에서 설립했다. 2014년 기준으로 1년간 지출하는 학비는 등록금 540만원을 포함해 약 1200여 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귀족학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나고등학교 출신의 서울대 합격자가 최근 2년 연속으로 60명을 넘어 명문고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 4월 하나고 행정사무조사를 위한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0월 22일까지 하나고의 특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위는 서울시가 하나고에 장학금을 지원한 것은 물론 자립형 자율고로 전환되는 과정 등에서 특혜가 제공됐는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귀족학교 하나高 학생 성비 동일 비법은?…“남학생 가산점 부여”
입력 2015-08-27 14:23 수정 2015-08-27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