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내건은 26일(현지시간) 오전 6시45분쯤 미국 버지니아주 플랭클린 카운티의 한 놀이공원에서 지역상공회의소 대표 비키 가드너와 인터뷰 중이던 지역방송사 WDBJ 여기자 앨리슨 파커(24)와 카메라기자 애덤 워드(27)에게 총격을 가했다. 파커와 워드는 사망했다. 가드너는 부상을 당했다.
WDBJ는 미국 CBS 계열이다. 버지니아주 중부와 남서부 소식을 전하고 있다. 플래내건도 WDBJ에서 근무했다. 입사 11개월 만인 2013년 2월 ‘분열적 행동’을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플래내건은 범행을 저지르고 5시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사이 범행을 알리는 두 가지 행동을 했다. 미국 ABC 방송의 팩스로 ‘가족과 친구에게 보내는 자살 노트’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송했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1분 분량의 범행 영상을 SNS에 올렸다.
플래내건의 스마트폰 영상엔 범행의 끔찍한 순간이 담겼다. 영상은 마이크를 들고 가드너와 인터뷰하는 파커, 카메라를 어깨에 짊어지고 놀이공원 전경을 촬영하는 워드의 모습을 원거리에서 촬영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플래내건은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갔지만 누구도 그를 저지하지 않았다.
플래내건은 이 과정에서 한 차례 팔을 들고 파커에게 권총을 겨눴다가 내렸지만 피해자 중 누구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 명이라도 발견했으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플래내건은 다시 팔을 들고 파커에게 권총을 겨눠 발사했다. 퍼커가 재빨리 몸을 돌려 달아나는 장면으로 영상은 끝난다. 생방송 화면에는 담기지 않은 장면이다. 영상은 SNS 트위터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타고 퍼졌다. 원본 영상이 남았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네티즌들은 영상을 복사해 인터넷으로 퍼뜨렸다.
미국에서 아침 생방송 중인 기자를 권총으로 살해한 범인이 SNS에 올린 영상입니다. 이렇게 가까이 다가간 범인을 누구든 발견했으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영상에서 총기 발사 등 일부 장면은 삭제했습니다.[기사 보기 ▶] http://bit.ly/1JwIAyr
Posted by on 2015년 8월 26일 수요일
지구촌 네티즌들은 충격에 빠졌다. 권총을 사람에게 조준하고 발사한 순간을 촬영해 SNS로 올린 플래내건의 잔혹성에 치를 떨었다. 네티즌들은 “범인은 이미 인간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잔인해진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에 걸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어떤 이유로든 살인은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생방송 중이었던 파커와 워드의 죽음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방송 화면에는 몇 차례 총성이 들리고 카메라가 바닥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나왔다. 비명 소리가 들렸고, 플래내건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파커에게 권총을 겨눈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
플래내건은 ABC 방송에 팩스로 발송한 문서를 통해 2007년 버지니아공대 한인학생 조승희의 총기난사 사건(32명 사망)과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푸의 총기난사 사건(9명 사망)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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