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건배 구호까지 문제 삼나” 野 “즉각 해임”-정종섭 행자장관, 총선 필승 건배사 논란

입력 2015-08-26 17:45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5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 만찬자리에서 '총선필승'이라는 건배사를 한 것으로 26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은 정 장관의 건배사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해임을 요구하는 동시에 고발 방침을 밝혔고, 여당은 건배사까지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해석하느냐며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서 총선필승이라는 건배사를 외쳤다는 언론 보도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담은 공직선거법을 명백히 위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대변인은 "행정자치부는 선거가 공정히 진행되도록 관리해야할 주무부처"라며 "그런 점에서 가장 중립을 지켜야할 장관이 '총선필승'을 외친 것은 본분을 망각한 망발"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 등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정 장관의 사퇴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유 대변인은 추가 브리핑에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3% 중반 정도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며 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은 정 장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고, 최 부총리에 대해서도 고발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매우 경악스러운 일로서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며 박 대통령이 정 장관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중앙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즉각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한 구두논평에서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덕담 수준의 건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밀하게는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도 쓰지 않았다. 건배구호까지 당리당략과 정치적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정 장관이 좀 신중하지 못하게 발언한 것 같다"면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발언이라거나 특별한 의미로 볼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경질까지 말하는 것은 과한 정치공세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논란이 일자 "돌잔치에서 '아기 잘 키우세요', 개업식에서 '대박 나세요'라고 한 것처럼 아무 생각이나 의도 없이 덕담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