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블랙홀에도 출구 있다. 블랙홀은 생각만큼 검지도 않고, 영원한 감옥도 아니다”

입력 2015-08-26 17:05
출처=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우주여행을 하다가 블랙홀에 빠지면 다시는 밖으로 나올 수 없다. 블랙홀 안은 아주 깜깜한 암흑세계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던 블랙홀에 대한 설명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인공은 영국의 저명한 우주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74·사진)다.

“블랙홀에 빠지더라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빠져나가는 길이 있습니다. 블랙홀은 영원한 감옥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호킹 박사가 2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KTH왕립과학원에서 열린 대중 강연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이론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랙홀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다시 나올 순 없다. 또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우주로 나가는 출구가 있다는 것이 호킹 박사의 설명이다. 때문에 그는 “나는 우주비행에 아주 관심이 많지만, 시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랙홀이 사람들이 생각하는만큼 검지 않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블랙홀에 물체가 빨려들어갈 때 물리량 등 물체에 대한 정보는 빨려들어가지 않고 블랙홀의 경계선인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저장된다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에 따르면 물체의 입자들은 사건의 지평선에 정보 흔적을 남긴다. 이 정보들은 이후 블랙홀이 반(反)입자는 빨아들이고 입자는 방출하는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입자와 함께 밖으로 나와 홀로그램 형태 등으로 바뀐다.

호킹 박사는 1975년 “블랙홀이 서서히 입자를 방출하다가 결국 증발해버리고, 블랙홀이 빨아들인 물질의 정보는 블랙홀과 함께 사라진다”는 내용의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입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흡수되거나 붕괴돼도 정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양자역학의 기본원리와 배치돼 물리학계에서는 이 같은 ‘정보 역설(information paradox)’이 논쟁이 돼 왔다. 호킹 박사는 2004년 과거의 오류를 인정하고 자신의 기존 주장을 180도 뒤집어 “블랙홀에 빨려들어간 정보가 방출될 수 있다”고 말해 과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