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리조트참사 희생 학생 2명 '강의실' 명명식

입력 2015-08-26 17:04

부산외대 리조트 참사 희생 학생들이 ‘강의실 이름’으로 남는다.

부산외국어대(총장 정혜린)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희생된 고(故) 박주현(비즈니스일본어과), 고혜륜(아랍어과)양을 기리는 강의실 명명식 행사를 26일 가졌다고 밝혔다. ‘강의실 네이밍 현판식’에는 유가족들과 교수와 학생 등이 참석했다.

두 학생의 유족은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했고, 대학 측은 이를 영원히 기억하고 기리고자 트리니티홀 1층에 있는 강의실 2곳에 각각 ‘그루터기’와 ‘라파엘라’라는 이름의 동판을 붙였다. 강의실 이름은 두 학생의 부모가 정했다.

고양의 강의실은 성경에 ‘비록 초목을 베고 남은 부분에서 다시 싹이 나는 그루터기 특성을 빗대어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회복할 가능성 있는 남은 자’를 상징한다.

고양의 부모는 “그루터기의 새싹처럼 학생들이 이 강의실에서 훌륭한 인재로 발전하길 기원한다”며 “부산외대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대학에 기부했다.

박양의 강의실은 성경에 라파엘은 ‘치유하는 천사’, ‘주님의 천사’라는 의미인데 여성은 ‘라파엘라’로 부른다. 라파엘라는 천주교 신자인 박양의 세레명이기도 하다.

박양의 부모는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딸의 생전 뜻에 따라 치유의 수호천사라는 세례명에 맞춰 부산외대에 1004만원을 기부했다”며 “이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두 주님의 천사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양의 부모는 딸의 모교인 덕문여고와 부산 이기대성당에도 “형편이 어렵거나 신체가 불편한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각각 1004만원씩 모두 3012만원을 기부했다.

부산외대 정용각 부총장은 “이렇게 고귀한 마음을 전해 주신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대학은 이러한 고귀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뜻을 큰 은총으로 받아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17일 오후 9시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면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부산외대 신입생 등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쳤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