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로 핵심어 변천사 국립국어원 학술행사

입력 2015-08-26 15:02

‘혁신’ ‘출시’ ‘모바일’…. 최근 10년간 신문기사에 많이 등장한 핵심어다. 변화와 창의, 새로운 소식과 기술을 뜻하는 단어들이다. 광복 직후 10년간은 ‘소식통’ ‘치안국’ ‘착복’ 등 당시 상황을 대변하는 단어가 많이 쓰였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우리의 삶 우리말에 담다’라는 주제로 국립국어원 주최 광복 70주년 기념 학술행사가 열렸다. 고려대 언어학과·민족문화연구원 전자인문학센터 연구팀(최재웅·김일환·홍정하·이도길)은 1946∼2014년 동아일보 기사에서 1000번 이상 등장한 1만7878개의 일반명사를 분석해 핵심어를 추출했다.

1946∼1955년에는 ‘소식통’ ‘당국자’ ‘착복’ ‘치안국’ 등의 단어가 많이 나왔다. 해외 문물이 들어온 1956∼1964년에는 ‘미터’ ‘시합’ ‘합승’, 경제개발이 한창이었던 1965∼1974년에는 ‘공산품’ ‘개발도상국’ ‘자급’이 많이 쓰였다. 1975∼1984년에는 ‘간염’ ‘대북한’ ‘디스코’ 등이 핵심어였다.

신기술이 등장한 1985∼1994년에는 ‘폐기물’ ‘전산망’ ‘사찰’이, 정보통신(IT) 기술이 주목받은 1995∼2002년에는 ‘휴대’ ‘마케팅’ ‘경영자’ 등이 핵심어로 떠올랐다. 2003∼2014년은 ‘출시’ ‘모바일’ ‘특성화’ ‘혁신적’ 등이 주로 쓰였다. ‘인재’ ‘존재감’ 등 사람에 관한 핵심어도 눈에 띄었다.

호칭도 시대별로 변천사를 보였다. 구현정 상명대 교수가 발표한 ‘대중매체로 본 우리말의 화법 변화’에 따르면 ‘여보’라는 호칭은 60년대 들어 많이 쓰이게 됐다. 70년대는 ‘자기’가 유행했으며, 최근 젊은 세대에서는 ‘오빠’라는 호칭이 두드러진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