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는 마라톤과 중장거리 강국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메달은 주로 마라톤과 1만m, 5000m, 3000m 장애물에서 나왔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자메이카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단거리에 케냐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에서 진행 중인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케냐는 남자 400m 허들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케냐의 니콜라스 벳(23)은 25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400m 허들 결선에서 47초79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벳은 이번 시즌 국제육상연맹(IAAF) 400m 허들 신기록을 작성해 세계 육상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날씨가 덥고 습도도 높아 전체적으로 기록이 저조한 이번 대회에서 종목 시즌 최고 기록이 나온 건 400m 허들이 처음이다.
IAAF는 26일 “케냐가 800m 미만을 달리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벳의 등장으로 400m 허들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400m 허들 시즌 1∼5위 기록은 모두 미국 선수가 갖고 있었다. 그러나 벳이 금메달을 가져갔고, 데니스 쿠드르야프체프(러시아)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2013년 모스크바 대회 은메달리스트 마이클 틴슬리(미국)는 8위에 그쳤다.
케냐에서 육상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종목이다. 하지만 마라톤과 중장거리에 좋은 선수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엔 어린 육상 꿈나무들은 중거리와 단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무대에 나설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장거리 강국 케냐 단거리에서도 강세 보이다
입력 2015-08-26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