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는 없다?” 野 소장개혁파, 문재인 체제 중도화 우려

입력 2015-08-26 12:15

새정치민주연합 내 소장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26일 "정체성 확립이 혁신과 선거 승리의 요체"라며 당의 중도화 전략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더좋은미래는 이날 국회에서 '산토끼는 없다?-집권을 위한 길 진보인가 중도인가' 주제의 토론회를 열어 중도 전략의 실효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토론회는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총·대선 승리 전략으로 좌우를 넘나드는 중도화를 내세운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어서 향후 당 정체성 논쟁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김기식 의원은 토론자로 나와 "정체성이 모호한 정당과 후보는 신뢰를 받을 수 없고, 신뢰받지 못한 정당과 후보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사회경제적 영역에서 진보 노선을, 외교·안보 영역에서 실용 노선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의 위기는 당내 계파갈등에 따른 지지층의 균열과 이반"이라며 "계파갈등의 극복을 넘어선 계파 청산, 과감한 기득권 혁파 등도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노선의 확립을 통한 신뢰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헌태 매시스컨설팅 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양대 '집토끼'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진보'와 '호남권 진보' 모두를 결집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의 중도전략은 전략적 오류다. 중도적 인물은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시점은 사회경제적 진보정책이 국민 절대 다수에게 지지를 받는 상황"이라며 "새누리당의 좌향좌는 올바른 시대적 선택이지만 새정치연합의 우향우는 시대정신에 대한 오독"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진복 민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야당은 진보경향 유권자를 전부 동원해도 필패하기 때문에 중도 유권자에서 만회하든지, 보수 유권자 지지를 얻을 필요가 있다"며 "'안철수 현상'을 통해 중도층이 목소리를 낸 경험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수권정당의 중도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선거 전략의 요체는 보수·진보를 선거 지형에서 없애는 것이고, 노선이 아니라 리더십"이라며 "선거전략은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진보적 의제가 받아들여지는 시대라 해도 그것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