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은 소설 ‘태양의 그늘’(박종휘 작, ㈜은행나무출판사)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신작 장편소설 ‘태양의 그늘’은 일제강점기 말부터 한국전쟁을 거쳐낸 우리 민족의 아픔과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 고통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실제 경험과 역사를 바탕으로 생동감 있게 만들어 낸 이 작품의 1부를 이미 수년 전에 완성해놓고, 드디어 올해 작심하고 출판사에 원고를 넘겼다.
이 책은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정치적 이데올로기 보다는 가족 간의 유대감과 인간의 실존적 가치, 생존을 향한 끝없는 갈망을 담아내 2015 베스트셀러로서 손색없는 진한 감동과 스펙타클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신인답지 않은 거침없는 필력으로 우리 역사의 아픈 시간이 지난 후, 되찾은 땅에서 빼앗긴 삶을 살아야 했던 평범한 개인의 비극을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풀어내 읽는 이로 하여금 숙연함을 자아낸다.
‘태양의 그늘’은 출판 이후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에 단숨에 올랐다. 소설 속 인물들은 견디기 어려운 열악한 상황에서도 강한 신뢰와 애정으로 결속하며 어지러운 시대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운명처럼 만난 남평우와 윤채봉 부부가 광복을 맞고,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 속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이 와중에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게 된 남편과 남편이 어딘가에서 살아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가는 아내의 이야기,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채봉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자 품에 안긴 강희가 까르륵대며 웃었다. 질겁한 채봉이 강희의 입을 손바닥으로 막는 순간 변소 문짝이 활짝 열렸다. 군인 하나가 들어오는 빛을 막고 문 한가운데 장승처럼 선 채 채봉을 향해 총을 겨눴다. 채봉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군인을 올려다봤다. 석양을 등지고 있는 군인은 검은 형체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
죽음을 기다리는 그녀의 볼에 두 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콰당!
총을 겨누고 있던 군인은 채봉과 강희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변소 문을 쾅 닫고 일행들을 향해 달려가며 다른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여긴 다 도망갔다! 산 위로 올라간다!”
잠시 후 마을엔 빨치산도 군인도 없이 텅 비어 채봉의 가족만 덩그러니 남았다.”(본문 中 366~367쪽)
박종휘 작가는 “다시는 이 땅에 그렇게 슬픈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때의 일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 글을 썼다”며 “이 책은 분명 소설이지만 당시 우리 민족 모두가 겪은 아픔에 따른 다양한 감정의 본류는 결코 가상일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소설추천, 2015베스트셀러 ‘태양의 그늘’ 나왔다!
입력 2015-08-25 11:36 수정 2015-08-25 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