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이드 군살 흉터, 혈관세포이상으로 발생 첫규명

입력 2015-08-26 14:35
이주희(왼쪽)·이원재 교수.

켈로이드(흉터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군살)를 만드는 섬유모세포 과증식이 혈관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국내 의료진이 밝혀냈다.

연세암병원은 흉터성형레이저센터 이주희(피부과), 이원재(성형외과) 교수 연구팀이 혈관내피세포가 켈로이드의 주요 원인인 섬유모세포로 변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이 과정에 윈트(Wnt-3a)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까지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켈로이드는 일반적인 흉터와 달리 피부의 상처 재생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흉터가 상처 부위를 벗어나 점점 더 커지고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미용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콤플렉스를 유발하고, 부위에 따라서는 관절 운동을 방해하는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귀걸이를 위해 뚫은 귓불에 생기는 켈로이드다. 여드름 흉터를 비롯해 외과적 수술이나 제왕절개와 같은 수술 후 상처가 아물면서 피부에 툭 튀어나온 형태의 흉터로 남는 경우도 있다.

일단 이런 켈로이드가 생기면 치료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외과적 절제수술과 압박요법, 냉동치료, 레이저 치료 등이 있지만 완전히 치료가 되지 않고 재발이 잘 된다. 또, 치료 중 색소침착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켈로이드는 정상적인 상처 재생과정에서 콜라겐 등이 과다 생성돼 발생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하나의 가설로 피부를 형성하는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과다하게 생성하는 섬유모세포가 많아지는 것이 제시되고 있지만 섬유모세포의 기원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켈로이드 병변을 가진 환자의 조직에서 혈관내피세포가 세포외기질을 생산하는 섬유모세포로 변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Wnt-3a가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Wnt-3a는 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윈트 단백질의 일종이다. 최근 골다공증이나 척추 손상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연구되고 있는 신호 단백질이기도 하다.

켈로이드의 섬유모세포가 혈관으로부터 유도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주희 교수는 “켈로이드 형성에 윈트3a가 관여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윈트3a 조절을 통해 켈로이드 생성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의 창상 관련 학술지 ‘상처 치료와 재생’(Wound Repair and Regener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