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라클에는 어떻게 입단하게 됐나요.
“저는 대학교 1학년까지 타자였어요.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했고 한화에 지명됐죠. 그런데 프로입단 후 다시 타자로 전향했어요. 물론 투수로서 실력이 부족했던 탓이겠죠. 일단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입대를 결심했고 2013년 8월에 입대했어요. 계속 야구를 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대하자마자 미라클에 입단했습니다. 군 생활이 운동선수에게는 정체된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에겐 터닝 포인트였어요. 운동하려고 개인시간을 만들려고 가능하면 새벽근무를 했죠. 그럼 저녁에 조금이나마 운동할 시간이 생겼으니까요. 시간 날 때마다 운동만 했던 것 같아요.”
- 중학교 코치 경험이 있네요.
“네. 입대하기 전 모교에서 코치를 했습니다. 중학교 야구부 선수들을 가르쳤죠. 한 번은 전국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아이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너무 기뻐하고 좋아하더라고요. 저도 코치로서 기뻤는데 이상하게 마냥 웃을 수가 없었어요. ‘나도 저 속에서 한 명의 선수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선수이고 싶었던 거죠. 20대에 선수 아닌 코치가 된 제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꼭 다시 야구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입대할 수 있었습니다.”
- 독립야구단 미라클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그냥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에게 집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사실 저뿐 아니라 미라클 선수들 모두가 그렇죠. 저도 프로선수라는 꿈 하나만 바라보고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시 야구를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아버지께 말씀드렸거든요. 서른 살 전까지는 정말 후회 없이 도전해보겠다고. 신기한 게 있다면 저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이 운동을 절대 힘들어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사실 힘들지만 이겨내는 거죠. 다들 절실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는 것도 있고요. 그냥 ‘야구가 얼마나 좋았으면 다들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이 들죠. 운동하는 건 좋아요.”
- 어떤 야구선수가 되고 싶나요.
“매 순간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는 부담스러웠던 게 있었어요. 무명 선수였던 제가 많은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두려웠고요. 프로에서는 본격적으로 선후배와 경쟁해야 하잖아요. 이제는 그런 점은 신경 쓰지 않고 제 자신에게 집중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꼭 이겨낼 테니 지켜봐주세요.”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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