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대법관 후보자는 25일 여유자금이 있는데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무이자로 자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데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자녀들의 학비 조달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면서 "공직자로서 신중하지 못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9~2012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모두 4천191만원의 무이자 학자금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나 고액 연봉을 받는 고위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했던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자 사실상 사과한 것이다.
서울시 지하철 9호선과 관련해 특혜논란이 제기된 맥쿼리인프라의 주식을 매매한 데 대해서는 "배당금 수익이 많다는 일간지 기사를 보고 매입했고,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고시된 종목이었다"며 "서울고법 행정부 재판장 취임후 서울시와 맥쿼리측의 소송(사실)을 알게 돼 전량 매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을 보유한 2009~2013년 배당금 및 시세차익으로 약 2억5천만원의 수익이 발생했고 주택취득 자금 및 자녀 학비 등 명목으로 썼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를 비롯해 다수의 주식거래에 대해 "시세차익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염두에 두고 매입했다. 2013년 주식 대부분을 처분했다"고 말했다.
부부가 1인당 2천800만원 상당의 신라호텔 피트니스 회원권을 소유한 사실에 대해서는 "고가 회원권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구입 이후 꾸준히 이용하고 있고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피트니스라는 점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시력 문제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과 관련, 이 후보자는 "2011~2012년에도 양안 백내장 수술 등을 받았고, 안압유지를 위해 눈약을 투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장남은 안과질환으로 4급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고, 고도근시로 3급 판정을 받은 차남은 학업을 마치면 병역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법관으로 임명될 경우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리를 목적으로 한 변호사 개업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공직생활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익적인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대법원의 문제점으로 상고사건의 폭주를 꼽은 뒤 "대법원의 최고법원 기능을 살리면서도 국민이 원하는 상고심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절충안은 상고법원안이 유일하다"며 상고법원 설치를 주장했다.
사법시험 존치 논란에 대해서는 "도입 초기에 불과한 로스쿨을 폐지하거나 사시를 존치하자고 하는 것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지금은 로스쿨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판결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직하던 2005년 인혁당 사건에 대한 재심개시 결정을 꼽은 뒤 "역사의 진실을 규명해 억울하게 고통받은 분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릴 수 있는 계기가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공무원연금공단서 무이자 자녀 학자금대출”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입력 2015-08-25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