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 흥행에 실패했다. 예매권을 싼 값에 팔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나 찾는 이는 많지 않다. 이병헌·전도연·김고은 등 화려한 출연진과 100억원대 제작비가 머쓱해지는 결과다.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는 25일 하루에만 협녀 예매권 판매글 수십여건이 올랐다. 의아한 건 책정된 가격이다. 대부분 장당 1000~2000원대다. 평일 기준 성인 9000원인 정상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이 시중에 푼 예매권이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협녀 개봉 즈음 계열사 쇼핑몰 이벤트 경품으로 2500명에게 협녀 예매권을 1인 2매 지급했다.
그렇지만 공짜로 얻은 영화표라도 정상가의 1/10 수준으로 되파는 경우는 드물다.
박흥식 감독이 연출한 협녀는 제작단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으나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주연배우 이병헌의 50억 협박 스캔들로 개봉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당초 예정보다 8개월여나 늦춰 가까스로 개봉했다.
뚜껑을 연 뒤에는 작품 자체에 대한 혹평이 쏟아졌다. 설정부터 설득력이 떨어지고 스토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며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엉성하다는 말들이 나왔다. 비판적인 여론은 흥행에 직결됐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는 12일간 누적관객수 41만8141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25일 발표)을 동원했다. 현재 매출액 점유율은 1%에도 못 미친다. 사실상 100만 돌파는 어려워 보인다. 협녀 손익분기점은 약 350만명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협녀 예매권 1000원에 팝니다” 어쩌다 이지경까지
입력 2015-08-26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