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청와대發 남북 훈풍에 내년 총선 파장 우려

입력 2015-08-25 12:38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의 극적 타결에 대해 정부가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했다고 긍정 평가하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또 이번 합의가 단순히 남북대치 상황의 해소에 그쳐서는 안 되고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과거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뿌리'를 둔 야당이 그동안 남북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여권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졌다고 자부해왔지만 이번 합의를 계기로 주도권을 빼앗기고 자칫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가 우려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 "협상을 통해 한반도에 조성된 긴장을 해소하는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오랜 빙하기를 지나온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원이 이뤄지길 바란다. 남북관계는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소시킬 계기가 돼 정말 다행스럽다"고 평가했고, 오영식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남북 교류협력 및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포괄적·전략적인 노력이 뒤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가 지난 2000년 6월과 2007년 10월에 이어 '제3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잇따랐다.

한반도 평화·안전보장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회의 발언 및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전화인터뷰에서 "남북 공히 윈-윈(win-win)한 회담"이라며 "이번 합의를 기본으로 더 큰 남북관계 발전을 기대한다. 저는 정상회담을 생각하고 그렇게 발전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나서야 한다고 박 의원은 촉구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트위터 글에서 "신뢰회복을 기초로 정상회담이 성사돼 북핵문제까지 차근차근 풀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청와대발(發) '남북 훈풍'이 본격화될 경우 총선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고민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대북정책에서 '경제통일론'을 내세워 여권의 '강경대응론'과 차별화하려던 문 대표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야당의 기조가 반영됐다는 '자화자찬성' 평가와 함께 일부 비판이 제기된 것도 이런 기류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 원내대표는 "대화를 촉구하고 이성적 대응을 주문했던 문 대표의 뜻이 협상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고, 박지원 의원도 "야당이 주장한 대화 및 교류협력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