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협상이 사실상 대리 회담 성격으로 진행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협상 상황은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매 순간마다 최고 지도자의 의중을 반영한 지침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남북 대표단이 마주 앉은 회담장 중앙 테이블 뒤로는 협상 당사자들을 비추는 CCTV가 설치됐다. 남측 뒤 CCTV는 북측 대표단을 북측 뒤 CCTV에는 남측 대표단을 녹화해 얼굴 표정까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음성 녹음도 가능해 협상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었다.
남북 최고 지도자들은 모두 CCTV로 회담을 보다가 필요한 경우 쪽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북측은 김정은 제1비서에게 전화로 보고하거나 평양으로 전령을 보내 대면보고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때마다 정회한 뒤 서울과 평양의 지시를 받고 다시 접촉을 재개하기를 반복하면서 이번 남북 협상이 장시간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인해 무박 4일, 43시간이라는 사상 초유의 장시간 협상이 진행된 셈이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방지 받내는 것을 바랐다"며 협상이 대단히 길어졌고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시간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재발방지가 되지 않으면 도발사태가 또 생기고 악순환 끊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원하는 것은 확성기방송 중단시키는 것이었고 재발방지와 연계시켜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임으로서 함축성 있는 목표 달성했하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협상 테이블엔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앉아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비서의 간접적 남북정상회담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천금주 김동우 기자 juju79@kmib.co.kr
간접적 남북 정상회담?…CCTV 간접대화로 협상 타결
입력 2015-08-25 03:02 수정 2015-08-25 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