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또 하루를 넘겼다” 22일부터 42시간 이상 나흘째 협상

입력 2015-08-25 00:10

남북이 북한의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3일 오후 3시30분부터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막판 난항을 겪으며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청와대 및 통일부 등에 따르면 남북 대표단은 지난 23일 오후 3시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나 25일 0시 현재까지 32시간 30분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 가까이 무박 2일 협상을 진행했다. 남북간 협상이 22일부터 4일째 총 42시간 이상 열리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최고위급 접촉인 이번 협상에는 남측에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하고 있다.

이번 접촉에서는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 방안'이 폭넓게 협의되고 있으나 핵심은 당면 현안인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4일)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20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고, 북측은 우리 군이 북한의 지뢰 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10일)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결렬되지 않고 장시간 진행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남북 모두 대화 의지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핵심 쟁점 문제에 만족할 만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협상은 정회를 거듭하면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고위급 접촉 의제와 관련, "무엇보다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도발을 비롯한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우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뢰도발에 대해 "북침전쟁용 모략극"이라고 부인해왔으며 포격 도발의 책임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에도 도발을 시인·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적이 거의 없다.

"현재 합의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논의 중"이라는 박 대통령의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 발언에도 불구, 남북이 최종 합의문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실제 남북간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난항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남북이 판문점을 떠나지 않고 끝장 협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적 타결의 가능성도 있지만, 양측간 기본적 인식차를 고려할 때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남북간 군사적 대치가 최고조 상태에 있어 남북 모두 결렬에 따른 부담이 있기 때문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더라도 당장 결렬 선언을 하지 않고 추가 협상에 나설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