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민교협 “대학 민주화 앞장서겠다” 성명서 발표

입력 2015-08-24 17:32
서울대학교 민주화교수협의회(민교협)가 故고현철 교수의 죽음을 추모하고 대학민주화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24일 밝혔다. ‘대학의 민주화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 수호의 보루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민교협은 “서울대학교 교수로서 故고현철 교수의 죽음 앞에 끝모를 부끄러움과 죄의식을 느낀다”며 “오늘의 한국 대학이 직면한 중대 과제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이기적이고 방관적인 자세를 보여왔다”고 고백했다.

민교협은 “법인화 이후 서울대는 정권과 교육부의 입김에 더욱더 좌우됨으로써 사실상 대학의 자율성을 상실했다”며 지난해 총장 최종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1위를 한 후보자가 아닌 다른 후보자를 이사회가 총장으로 선출한 것이 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모든 일의 책임을 정부와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 탓으로 미룰 수 없다”며 “서울대 교수들이 대학의 주역으로서 대학의 민주주의와 자율성, 공공성을 지키는 책무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故고현철 교수에 대해서도 “대학의 주역인 교수의 힘을 약화시키는 세력, 교수들을 분열시키고 타락시키는 권력에 맞서서 죽음을 택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자신의 특권에 안주하며 한국 대학이 처한 심각한 현실을 외면해온 우리 서울대 교수들은 더욱 큰 책임을 느끼며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교협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최선을 다해 주어진 당면과제를 감당할 것”이라며 “대학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대학의 자율성과 공공성을 지키고 강화시킴으로써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물리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