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고조로 치달았던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대화 카드’를 내민 것은 우리 군이 11년 만에 재개한 대북 심리전 방송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정은 체제에 흠집을 내는 메시지가 북한사회에 전파되는 것을 북한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의 ‘아킬레스건’으로 확인된 만큼 이를 전략적 협상카드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우리 군의 대북 방송 내용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등 네 부분으로 나뉜다. 이중에서도 국제사회에서 바라보는 북한의 모습이나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에 대한 내용에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또 대북 방송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을 3차례나 방문했으나 김정은은 3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순방은커녕 외국관광조차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 한국 가요도 대북 방송의 전파를 탄다.
대북 심리전의 위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자 정치권에선 민간 대북방송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누리당 북한인권·탈북·납북자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북한 주민을 청취 대상으로 하는 ‘통일방송 사업자’를 공식 선정해 주파수를 배정하고 통일방송의 지상파 방송 재송신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24일 국회에 제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북한 아킬레스컨 확인됐다’…북한 압박용 대북방송
입력 2015-08-24 1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