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놓으면 팔리던 시절은 지났다” 미분양 증가 우려에 달라진 분양 시장

입력 2015-08-24 17:15
승승장구하던 주택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청약 미달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색적인 전략과 마케팅으로 분양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내놓으면 팔린다’던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공급과잉 경고음=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21.1% 증가한 3만4068가구로 집계됐다. 2009년 3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미분양 주택 물량이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 물량인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578가구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늘었다.

지난 7월 청약을 진행한 전국 87개 단지 가운데 29개 단지가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다. 3개 단지 가운데 1개가 청약 미달이었다는 의미다. 청약 미달 단지가 20개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불패신화’를 이어가던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서도 청약 미달이 나왔다. 부영이 공급한 사랑으로 부영은 전체 718가구 가운데 188가구가 미달됐다. SK건설이 인천에 공급한 검단 SK뷰는 530가구 모집에 17명만 신청해 최종 경쟁률이 0.03대 1에 불과했다. 경기도 김포 풍무2차 푸르지오는 일부 대형 주택형이 2순위에서 미달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국에서 19만 가구가 새로 분양됐고 하반기에는 24만 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한해 총 공급량 43만 가구는 15년 만에 가장 높은 규모다. 2년 뒤 입주 물량이 쌓이면서 ‘미분양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업황이 좋을 때 최선을 다해 공급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열해진 공급 경쟁=대림산업은 대단지를 ‘원샷’으로 분양하는 모험을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 경기도 용인 남사지구에 공급 예정인 7400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를 한꺼번에 분양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대단지는 1·2·3차 등으로 나눠서 분양하는 게 일반적이다. 원샷 분양 자체만으로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대림산업은 현장전망대를 마련하고, 750m 길이로 들어서는 단지 내 스트리트몰을 재현한 가상 스트리트몰도 설치했다.

GS건설이 분양 중인 광교 더 파크자이 테라스하우스 견본주택에서는 테라스 활용법을 배울 수 있는 이색 이벤트가 진행됐다. 플로리스트의 플라워 스타일링, 가든 디자이너의 정원 디자인 강연이 열렸고, 셰프가 직접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0일 개관 이후 나흘 간 3만명 이상의 내방객이 다녀갔다.

삼성물산은 다음 달 서울 서초에 분양하는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 공급을 앞두고 단지 주변 4개 프랜차이즈를 이용할 수 있는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강남 도심의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부각하고,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뛰어난 입지를 고객들에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