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10년 만에 개정판 출간

입력 2015-08-24 16:16

2004년 총 22권으로 완간된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한길사)가 10여년 만에 개정됐다.

저자인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78)씨는 2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1990년대 중·후반 책을 집필하던 시기에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식민사관 논란이 없었고, 위안부 문제도 지금처럼 크게 부상하지 않았다”면서 “책을 개정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대폭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는 몇 가지 주목할만한 기록을 갖고 있다. 먼저 개인이 쓴 한국사 통사 중 가장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고대사부터 1945년까지를 22권에 담았다. 집필에만 꼬박 10년이 걸렸다. 민중사와 생활사를 적극 반영했다는 점, 이야기체 역사 서술 등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50만부 이상이 팔렸다.

개정판 발간은 근래 강화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노학자의 치열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와 여성근로정신대 동원의 실상과 명칭 문제, 징용·징병 문제 등을 자세히 다뤘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는 “한국사 통사에서 위안부 문제를 구체적으로 담아낸 경우는 처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요즘 일본은 식민지 시절 행위에 대해 ‘국제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주장을 앞세워 새로운 역사왜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력 동원 문제, 특히 근로정신대나 위안부 등 여성 동원을 보면 도저히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요즘 국내에서도 민족주의적 사관이 끝났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민족주의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선 방어적 민족주의이고, 통일을 준비하는 민족주의이기 때문에 민족주의를 포기해선 안 된다. 그건 우리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움직임도 비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 곳은 북한, 러시아, 베트남 세 나라 뿐”이라며 “청와대에서 직접 이 문제를 밀어붙이고 있다는데 학계와 시민사회의 엄청난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