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 청와대 참모진 변화는?

입력 2015-08-24 16:16 수정 2015-08-24 20:59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기까지 2년 6개월. 그동안 청와대 참모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출범 당시 각 분야 전문가와 관료 중심으로 진용을 갖췄던 청와대 비서실은 1~2년차를 넘어서면서 박 대통령의 친정(親政)체제가 한층 강화됐다. 많은 논란과 파동을 반영하듯 청와대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정무·민정·홍보라인은 여러 구설 속에 잦은 교체가 이뤄졌다. 비서실장 역시 박 대통령 집권 전반기 내내 ‘불통’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왕(王)실장 체제서 유연한 리더십으로=박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 보좌하는 비서실장 자리는 박 대통령 임기 전반기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허태열 초대 비서실장은 원년 멤버였지만,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6개월도 안돼 중도하차했다.

후임 김기춘 비서실장은 뛰어난 업무장악능력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청와대 조직은 물론 당과 정부까지 휘어잡는 능력을 과시했다. ‘왕(王)실장’ ‘기춘대원군’으로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극도의 보안주의와 경직성은 청와대와 정치권과의 소통은 물론 박 대통령의 ‘불통’ 지적까지 초래하게 했다. 특히 지난해 거듭된 인사 실패는 박근혜정부의 능력 자체를 의심하게까지 만들었다.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청와대 ‘불통’을 지적하는 등 문제가 계속되고, 급기야 비선실세 문건파동까지 터지자 김 실장은 17개월의 재임기간을 마치고 지난 2월 교체됐다.

후임 이병기 실장은 현직 국가정보원장에서 청와대 참모로 변신했다. 임기 6개월을 맞은 이 실장은 현재까지 비교적 온화한 태도와 특유의 친화력, 유연성으로 그동안 계속 제기됐던 논란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 정무·민정·홍보라인 잦은 교체=대통령 보좌기능의 핵심을 담당하는 정무·민정·홍보 라인은 유달리 변동이 많았다. 세월호 참사, 인사검증 실패, 소통미흡 등 여러 가지가 복합된 결과다. 곽상도 초대 민정수석은 정권 초 잇따른 인사검증 실패 탓에 물러났고, 홍경식 민정수석 역시 세월호 참사 후 잇따른 인사검증 실패로 결국 교체됐다. 후임 김영한 민정수석은 문건 파동 와중에 이른바 ‘항명 파동’으로 물러났나. 특히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중심 역할을 해야 민정수석실은 오히려 문건 유출 파문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무수석 역시 여의도 정치권과의 갈등, 불협화음 속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정현 초대 정무수석은 수개월 만에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고, 후임 박준우·조윤선 수석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홍보수석들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남기 초대 홍보수석은 윤창중 전 대변인 파문으로 물러났고, 바통을 이어받은 이정현 수석은 1년여 만에 청와대를 나왔다. 윤두현 수석은 문건 파동에 대한 미숙한 대응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반면 국정기획수석실(현 정책조정수석실), 외교안보수석실은 2년 6개월 간 세간의 평가와는 관계없이 비교적 안정감있게 운용됐다. 특히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김장수·김관진 전현 안보실장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그림자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 속에서도 ‘롱런’하고 있다. 주 수석은 유일한 원년멤버다. 정진철 인사수석은 지난해 7월 자리 신설과 함께 임명됐다.

◇정치인 기용통한 친정체제=현재 수석비서관 면면을 보면 박 대통령 측근 정치인 기용을 통한 친정체제 구축이 눈에 띈다. 정부 출범 당시 이정현 수석 한 명에 그쳤던 박 대통령의 측근 정치인은 현재 현기환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등 3명으로 늘었다. 안 수석은 지난해 6월, 현 수석은 지난달, 김 수석은 이달 초 임명됐다. 출범 초기 전문가·관료 중심으로 수석비서관들이 구성됐다가 여러 정치적 위기를 거치면서 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대거 기용되는 체제 구축으로 변화가 이뤄진 것이다.

박 대통령 정치입문 당시 또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시절부터 보좌했던 비서관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은 박 대통령 취임 당시부터 같은 자리에서 근무 중이다.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올 2월 해당 비서관실 폐지 이후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관료 출신 비서관 중 원년멤버는 3명이 남았다. 우경하 의전비서관(외교부 출신), 홍남기 기획비서관(기획재정부), 정황근 농축산식품비서관(농림축산식품부)은 2년 6개월 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흥렬 경호실장도 출범 초부터 박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김장수 전 실장에 이어 박 대통령의 신뢰 속에 국방장관에서 곧바로 청와대로 입성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