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자 사설에서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어 암투병 사실을 공개한 지미 카터(91) 전 대통령이 품위있는 전직 대통령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화로운 퇴임 이후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봉사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이 다른 전직 대통령들에 비해 훨씬 더 귀감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WP는 이번 사설을 통해 고액강연 논란을 빚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퇴임 후 1조2000억원짜리 도서관을 건립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셈이 됐다.
WP는 “카터 전 대통령은 침착하고 차분하게, 또 그 어느때보다 솔직하게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며 “이는 그가 퇴임 이후의 활동을 통해 보여준 품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은 중동문제와 다른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견해로 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며 “그러나 카터 전 대통령과 견해를 달리는 사람들조차도 그의 명예로운 삶과 그가 만들어놓은 전직 대통령 상(像)을 칭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호화로운 기념도서관을 짓거나 연설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지 않고 실질적이면서도 시민정신에 기반한 캠페인을 벌여나갔다”며 “특히 민주주의를 해외에 전파하고 저개발국의 질병을 퇴치하는데 노력해 생명들을 살리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WP는 “카터 전대통령은 이번 암치료 과정을 통해서도 조용한 용기의 모델을 보여줬으며, 이는 현재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는 여전히 11월 네팔에 가서 국제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벌이고 부인과 함께 낚시를 더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에모리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주일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땅콩 등의 채소재배도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워싱턴포스트 "카터는 호화도서관도 고액강연도 안했다"
입력 2015-08-24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