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고위급 접촉 30분대 시작, 北 표준시 ‘평양시’ 영향?”

입력 2015-08-23 17:15 수정 2015-08-23 17:23

남북이 23일 오후 3시30분 '고위 당국자 접촉' 2일차 접촉을 재개한 가운데 양 측이 이번 접촉에서 상호 간 '표준시'를 배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고위 당국자 접촉 성사를 공식 발표하며 '22일 오후 6시'에 접촉이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 측이 사용 중인 표준시인 '동경시'에 따른 것으로 양측 대표단은 전날 정해진 시간에 따라 오후 6시에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 모였다.

남북 간 상호 관례에 따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회담 및 접촉이 개시될 때는 우리 측 연락관이 정해진 시간에 북측 연락관과 만나 북측 대표단을 회담장으로 안내하게 된다.

북측 대표단은 이 같은 관례에 따라 전날 오후 6시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을 넘어 도보로 수십미터 거리에 있는 평화의 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후 공식적인 접촉 개시 시간을 '오후 6시30분'으로 발표하며 30분 간의 공백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30분에 속개된 2일차 접촉에서도 이 같은 상황은 반복됐다.

북측 대표단은 우리 시간으로 오후 3시 판문점을 통해 회담장에 도착했으며 공식 접촉은 오후 3시30분에 개시됐다.

북측이 지난 15일부터 사용을 공식화 한 표준시인 '평양 시간'은 우리 측 표준시보다 30분이 느리기 때문에 북측은 1일차와 2일차 접촉을 모두 자신들의 표준시에 따른 오후 6시, 오후 3시에 개시한 셈이 됐다.

이 같은 남북의 '배려' 정황은 전날 고위 당국자 접촉 성사 소식을 알리는 북한 관영매체의 태도에서도 엿보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등 매체들은 우리 측 대표단의 이름을 호명하며 "대한민국 청와대"라는 정식 국호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다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이 없다"며 어떤 구체적인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