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출소한 이후 3000㎞가 넘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주요 사업장을 둘러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년 만에 선친의 선영을 방문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6일 수원 봉담읍에 위치한 선영을 방문해 선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의 묘소에 성묘할 예정이다. 이날은 최종현 회장의 17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날로 최 회장은 2013년 1월 투옥된 이후 선영을 방문하지 못했다. 지난해 추모식에는 최종현 회장의 딸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며느리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조카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10여명의 가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추모식 참석에 앞선 25일에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준공식에 참석해 46조원 투자와 관련된 세부 계획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M14 생산라인은 SK하이닉스가 기존 생산 공장인 M10을 대체하기 위해 2조38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시설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당초 SK그룹 내부에서는 10년 이상 채권단 관리를 받은 하이닉스 인수에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강하게 밀어붙여 성사시켰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는 그룹 내 든든한 캐시 카우(Cash Cow·주수익원)로 발돋움 했다. SK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룹 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SK하이닉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면서 “준공식에서는 향후 투자 규모와 방향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주말인 23일에도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에 출근해 밀린 업무를 처리했다. 지난 14일 출소한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그룹과 계열사,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둘러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해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리더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어려운 경영여건, 힘든 환경 아래 내가 앞서서 풍상을 다 맞을 각오로 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최태원 3년 만에 처음으로 선친 선영 방문… 이번주 중 하이닉스 투자계획 등 비전 발표
입력 2015-08-23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