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승리 위해 ‘닥공’ 버리나

입력 2015-08-23 17:2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는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유명한 팀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닥공’을 앞세워 2011시즌과 2014시즌 리그 정상에 올랐다. 전북을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와 역습으로 맞섰다. 그러자 최 감독은 ‘닥공’을 업그레이드하며 대처했다. 하지만 최근 전북의 ‘닥공’은 위기를 맞았다. 숨 돌릴 틈이 이어지는 파상공격에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상대에게 역습을 당해 패하는 경우가 잦아진 것이다. 최 감독은 트레이드마크인 ‘닥공’을 버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북은 지난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15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홈경기에서도 ‘닥공’을 가동했다. 쉴 새 없이 몰아쳤지만 골문 근처에 두텁게 쌓은 인천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전북은 후반 20분 역습을 당해 0대 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최근 3경기에서 1승2패를 기록한 선두 전북은 승점 56점으로 2위 수원 삼성(승점 49점)에 승점 7점 차로 쫓기게 됐다.

최 감독은 인천전이 끝난 뒤 “내가 요즘 딜레마를 겪고 있다”며 “홈경기는 이기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는 것으로 운영했지만, 이런 경기가 되풀이 되니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해 8월 3일 선두에 오른 뒤 시즌 종료 3경기를 남겨 놓고 우승을 확정했다. 그 기간에 ‘닥공’이 아니라 맞춤형 전술로 9연승을 내달리기도 했다. 막강한 공격력으로 이기는 경기와 재미있는 경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 온 최 감독은 위기가 닥치자 다시 맞춤형 전술로 승리라도 잡겠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전북은 오는 30일 11경기 무패행진을 하고 있는 성남 FC와의 28라운드 경기에서 어떤 전술을 보여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전에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