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미국 방문을 계기로 '보수 대표주자'를 겨냥한 듯한 행보를 이어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과정에서 '안보 지킴이' 이미지를 더욱 굳혀가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이 목함지뢰 도발을 부인하며 적반하장격으로 서부전선 포격 도발을 한 뒤부터는, 군의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고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공개 촉구하는 등 마치 최전방 야전군 지휘관처럼 전면에 나섰다.
김 대표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틀째 이어진 23일에도 국회와 여의도 당사 주변에 머물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당도 주말 내내 김 대표의 지시에 따라 24시간 비상 대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오후 늦게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최고위원 및 주요당직자들과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를 기다리면서 향후 대응책에 대해 협의했다.
김 대표는 또 포격 도발 다음날인 21일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예고 없이 방문해 북한의 도발 징후와 우리 군의 전략 등을 직접 점검하고 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단호한 대응'을 앞장서 주문하는 배경에는 "단호한 대응만이 유일 해법"이라는 평소 소신이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사태에서 보듯 우리 군이 북의 도발을 철저히 응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북한은 '도발-대화-보상-도발 재개'로 이어지는 교묘한 전략을 되풀이할 것이고, 우리 정부는 여기에 마냥 끌려 다니는 해묵은 '악순환의 고리'를 결코 끊지 못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앞서 김 대표는 21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군이 즉각 대응 못 하면 남한 사회의 피로감과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교묘한 도발은 계속될 것이고, 이를 막을 힘은 북에 끌려 다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끝낼 단호한 우리의 결의"라며 '응징'을 촉구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주에도 이 같은 안보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틀째 계속된 남북 고위급 접촉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여전한 만큼 언제든 예고 없이 관련 일정에 임할 수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오는 25∼26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정기국회를 대비해 열기로 한는 당 소속 의원연찬회도 상황 변화에 따라 '안보'와 '대북 대비태세'에 집중하는 연찬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 대표는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여야 지도부가 목함지뢰 피해 장병을 위문한 것과 관련, "정치인들이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사자 처지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도 있다"며 정신적·신체적 충격을 받은 장병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관련 매뉴얼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도발피해 악순환 끊어야 한다” 김무성, 단호한 응징론으로 보수 대표주자 부각
입력 2015-08-23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