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북한은 잠수함 전력을 가동하고 전선지역에 사격가능한 포병군대를 2배 증강배치하는 등 도발준비태세를 도리어 강화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북한이 대화와 도발위협을 강화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군관계자는 23일 “북한 잠수함들이 어제오후부터 기지에서 나와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오늘 새벽까지 70%에 해당되는 50여척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50여척은 북한의 최대 잠수함인 1800t급인 로미오급 잠수함을 포함한 비교적 큰 규모의 잠수함들 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은 물속에 들어가면 한·미의 정밀 감시 장비로도 추적이 안돼 감시망에서 사라지는 것 자체를 ‘도발’로 간주해야할 만큼 위협적이다.
북한군 잠수함이 이처럼 대거 사라진 것은 이례적이다. 군은 한편으로 대화를 하면서도 도발 준비를 강화하는 이중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양국이 북한 잠수함의 움직임을 면미하게 살펴보고 있는 점을 북한도 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위급 회담을 북측에 유리하게 끌어가려는 압력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함께 북한은 전선지역에 즉각 사격이 가능한 포병전력을 2배정도 증강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포병전력이 북한이 회담제의전 보다 전후로 2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군은 해군에는 대잠전에 대비한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구축함과 초계함의 대잠경계를 점검하고 대잠초계기 P-3C의 정찰활동도 늘렸다. 북한의 포병전력이 증강됨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배치지역에 대한 조준타격 가능성에 대비해 이 지역에대한 경계도 강화했다. 또 전선 전 지역에 배치된 아서-K, ANTPQ36/37 등 대포병 레이더 가동시간을 늘리고, K-55 및 K-9 자주포 등 원점 타격이 가능한 화력을 전진배치 했다. 비상대기 전력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방 사단 및 군단 별로 북한군 도발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방안을 점검하는 훈련도 시행하고 있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되지 않았다. 지난 4일 발생한 북한군 지뢰도발에 대한 보복조치로 시작된 것인 만큼 남북 협상이 완전히 타결될 때까지는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또 현재 11곳에서 운용 중인 고정식 확성기보다 성능이 뛰어난 이동식 확성기도 일부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남북한 군 긴장 도리어 고조
입력 2015-08-23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