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한 명 없는 태극기 단체사진… “이게 강정호의 위엄”

입력 2015-08-23 12:34 수정 2015-08-23 12:55
트위터 @gridironduchess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홈구장 PNC 파크에서 태극기는 더 이상 낯선 나라의 깃발이 아니다. 피츠버그 팬들은 강정호(28)를 응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글 팻말을 작성하고 태극기를 휘날린다. 이번에는 한국인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은 태극기 단체사진이 나왔다.

피츠버그의 한 여성 팬은 23일 PNC 파크 관중석에서 촬영한 단체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멀티 홈런을 앞세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3대 2로 제압한 홈경기였다. 3루 내야 관중석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진에서 12명의 피츠버그 팬들은 태극기를 에워싸고 있다. 사진에서 한국인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백인 관중이다.

누군가 태극기를 자발적으로 구입했고 주변의 팬들이 강정호 조국의 국기를 알아본 점을 짐작할 수 있는 사진이다. 미국 동부 공업도시 피츠버그에서 강정호를 중심으로 한류가 불고 있는 셈이다. 피츠버그 팬들은 트위터에서 강정호의 별명인 킹캉(KingKang)을 해시태그로 달고 응원했다.

태극기 단체사진을 본 일부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태극기 단체사진에서 한국인이 한 명도 없다. 이게 바로 강정호의 위엄이다” “피츠버그에서 태극기를 파는 곳도 거의 없을 텐데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다” “강정호가 외교관 수십명의 몫을 해내고 있다. 나라에서 상을 줘야 한다”고 했다.

강정호는 4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연타석 홈런을 때렸다. 0대 1로 뒤진 5회말 솔로 홈런을 때린 강정호는 추가점 없이 이어진 7회말 다음 타석에서 다시 한 번 좌중간 담장을 넘긴 솔로 아치를 그렸다.

피츠버그는 스탈링 마르테의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강정호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피츠버그가 때린 4개의 안타 중 2개가 강정호의 홈런이었다. 강정호의 올 시즌 홈런 기록은 12개로 늘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