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최근 안보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이 터지자 휴일인 22일까지도 잇따라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한 당 회의를 주재하며 군과 마찬가지로 당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특히 북한을 향해 '응징론'의 볼륨을 높이고, 동시에 군의 대응을 평가하고 격려함으로써 당이 정부의 대응 태세에 지원 사격을 해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의 보수 색채 강화는 이미 지난 7월26∼8월2일 미국 공식 방문에서도 두드러졌다.
'중국보다 미국', '역사 국정교과서화', '이승만 국부론', '워커 장군 묘역 재배' 등 미국서 쏟아낸 우편향 언행은 이념 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김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김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여권에서는 줄곧 선두를, 여야를 통틀어도 계속 수위권을 달리며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또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친박계와도 각을 세우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해 10월 상하이발 개헌 발언이 문제가 된 이후 개헌 문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자신이 추진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에 몇몇 친박계 의원들이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일언반구조차 없다.
유력 대권 주자로서 각을 세우기보다는 최대한 '박근혜 프렌들리'를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미 유승민 의원이 지난달 원내대표에서 조기 낙마한 것도 결국은 취임 초부터 현 정부와 경제 철학을 달리하며 각을 세웠던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내년 총선 대비와 함께 대권 플랜을 가동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아직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 30%로부터 차기 주자로서 확실하게 인정을 받은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지지율은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적인 대구·경북(TK)에서도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야권의 경쟁자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모두 김 대표와 같은 부산·경남(PK) 출신이어서 본선에 가면 몰표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그만큼 TK에서 인정받는 게 중요한 셈이다.
그렇다고 계속 보수층만 두드릴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자칫 집토끼만 쫓다가는 숫자가 더 많은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유독 지난해 공무원연금개혁, 올해 노동개혁까지 개혁 이슈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한 데다 아무래도 중도층이 개혁에 더욱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내 김 대표로서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진영 논리를 일일이 따져서 행동하지는 않는다"면서 "일부에서는 왜 청와대에 할 말을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하지만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지는 여당 대표로서 할 일을 하면서 이끌고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무성, 보수색채 강화 “우향우”...거침없는 안보행보
입력 2015-08-23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