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이틀째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소를 지으며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지만 6시간 이상 진행되는 등 첨예한 의견 조율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통일부가 공개한 판문점 남북 고위급 접촉 영상을 보면 김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남측 대표단, 그리고 황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대표단은 평화의 집 로비에서 만나 서로 악수를 건넸다. 이후 평화의 집 회담장으로 이동해 오후 6시30분쯤 회의를 시작하면서 양측은 미소를 머금고 다시 악수를 건넸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만난 탓인지 얼굴에는 긴장감도 느껴졌다.
6시간 이상 이어진 고위급 접촉 과정에서 남북은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따른 한반도 군사적 긴장과 관련 양측의 입장을 교환했다. 우리 측은 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북측은 우리 군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이와 관련된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고위급 접촉 진행 상황과 관련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로 진통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양측이 날짜를 넘겨가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 의지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대표단은 회담 과정에서 수차례 정회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접촉을 마친 뒤 청와대에서 양측간 협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이 진행 중이던 오후 8시 55분께 판문점으로 연결된 통일대교에 있는 군 무전과 현지 경찰의 정보망에 “우리측 대표단이 회담을 끝내고 출발했다”는 무전이 날아와 한때 회담이 종료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남북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관계 상황'과 관련,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남북고위급접촉 이틀째 회담… 의미있는 결과 나올까
입력 2015-08-23 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