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북 확성기 철거를 요구한 시한인 22일 오후 5시가 다가오는 가운데 북한군이 확성기 타격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 비무장지대(DMZ)에 76.2㎜ 견인포를 배치하는 움직임이 감지된 것이다. 지뢰도발 사건에 이어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 수위는 고조되고 있다.
22일 연합뉴스는 군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은 확성기 타격 준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직사화기(평곡사포)인 76.2㎜ 견인포를 비무장지대(DMZ)에 배치했고 후방지역 포병부대도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우리 군은 무인기 등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지난 20일에도 이 76.2㎜ 직사화기를 비무장지대 안으로 끌고 와 군사분계선(MDL) 남쪽 비무장지대로 포탄을 발사했다고 추정한 바 있다. 당시 북한군은 오후 3시53분과 오후 4시12분 2차례에 걸쳐 포격 도발을 사건을 일으켰는데, 1차 도발에는 14.5㎜ 고사포가, 2차 도발에는 바로 이 76.2㎜ 직사화기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게 관측됐다.
76.2㎜ 직사화기는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이 주력 대전차포 목적으로 개발했다.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북한 등에서 여전히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연대급 부대에 편제된 이 견인포는 평소에는 비무장지대 밖에 배치된다. 비무장지대에 이런 중화기를 배치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으로 간주된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만일 확성기를 타격을 감행한다면 76.2㎜ 직사화기를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76.2㎜ 직사화기는 우리 군이 보유한 대포병레이더로는 원점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확성기 타격 수단의 원점이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 경우 상응하는 북한군 표적을 향해 대응사격을 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확성기 타격 감행되나…“북, 76.2㎜ 직사화기 비무장지대 배치 움직임”
입력 2015-08-22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