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 알아들은 듯” 北, 도발 긴급회견 민망 순간

입력 2015-08-22 00:05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이 21일 포격과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영상 캡처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이 21일 평양에서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영어를 못 알아들어 민망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영철 국장은 군사 분야 대남 공작 총책임자다.

이날 종편방송 TV조선이 보도한 김영철 국장 기자회견 영상에 따르면 김영철 국장은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지 살포는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심리전”이라며 “우리 면전에서 벌어지는 남조선 괴뢰들의 이러한 정치·군사적 도발은 나라의 정세를 위기일발의 폭발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한은) 악질적인 반동 단체들을 동원해 우리측 지역에 대한 삐리 살포 작전을 감행하고 있다”면서 “우리 인민이 스스로 선택하고 우리 군대가 목숨으로 지키는 사상과 제도를 허물고, 우리 정권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찬탈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측이 포격에 대해 밝힌 증거는 거의 다 허위와 기만으로 일관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김영철 국장의 기자회견은 외교관과 기자 등 외국인을 배려한 듯 한국어 발언 뒤 곧바로 영어 통역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해프닝이 벌어졌다. 영어 동시통역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 국장은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통역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이어가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김영철 국장이 영어 통역이 다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심리전은…”이라고 말했지만 영어 통역이 이어졌다. 김영철은 잠시 멈칫했다.

곧이어 다시 “심리전은…”이라고 말했지만 계속 통역이 이어지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

북한은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방송 시설을 전면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북한이 우리 시간보다 30분 늦은 이른바 평양시를 사용하고 있어 우리 시간으로 5시 30분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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