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서부전선 포격 도발 이튿날인 21일 각계층 군인·주민들의 '전쟁 결의'를 상세히 전하며 남한을 향한 대결 분위기를 선동하고 나섰다.
특히 여러 차례 '성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남한을 향한 무력 도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모습이었다.
북한이 군인과 주민들을 내세워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남한 당국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북한 청년학생들은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전용남 청년동맹 중앙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모임에서 "침략자, 도발자들을 일격에 격멸소탕하기 위한 정의의 성전에 떨쳐나 애국의 끓는 피를 바쳐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또 "최근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끊임없이 반공화국 정치군사적 도발로 나라 정세는 전쟁 접경으로 치닫고 있다"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 정신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신은 '격노한 조선인민군 장병들의 치솟은 보복열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방에 배치된 군인들의 격앙된 분위기를 소개했다.
통신은 "전선대연합부대 장병들은 공화국에 전쟁의 검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는 험악한 사태에 대처해 당 중앙군사위 비상확대회의에서 검토·비준된 인민군 전선사령부 공격작전계획에 따라 전시태세를 갖추고 적들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총대를 억세게 틀어쥔 그들의 얼굴마다에는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에 대한 치솟는 분노와 조국을 수호하고 도발자들을 징벌할 비상한 각오가 어려 있다"고 묘사했다.
군관(장교) 김충렬은 인터뷰에서 "적들이 계속 무분별하게 놀아댄다면 우리 혁명무력은 불을 저지른 자들에게 종국적인 파멸을 안기고야 말 것"이라고 위협했다.
군인 정학철도 "48시간 안에 심리방송을 중지하지 않으면 선군으로 다져진 우리의 현대적 공격수단들에서 쏟아져나오는 원수격멸의 불화살에 의해 심리적 수단들은 잿가루로 되고 말 것"이라고 호언했다.
통신은 건설장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터뷰도 다수 전하며 대남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켰다.
다만 전반적으로 지금 당장 전선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보다는 진행중인 '본신 업무'에 충실할 것을 독려하는 취지였다.
통신은 '격동상태에 있는 조선의 근로자들'이라는 기사에서 "온 나라에 멸적의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다"며 "원수와 총포성없는 전쟁이라는 각오를 지닌 건설자들의 창조적 적극성에 의해 공사속도가 부쩍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여성 굴착기운전공 전금향은 "원수들을 짓뭉개는 심정으로 오늘 계획의 1.7배나 되는 골재를 실어주었다"며 "전쟁이 일어나면 땅크병(전차병)이 돼 조국의 안녕과 사회주의를 지키는 판가리결전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의 최광길은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기고한 글에서 "서기국 성원들은 미제 침략군을 남녘땅에서 몰아내고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이룩해나갈 불타는 결의에 충만해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남관계가 대결의 극한점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산물"이라며 "반미 성전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선동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대북 확성기 잿가루로 만들겠다” 北 “정의의 성전 결의”
입력 2015-08-21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