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1일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이어 서부 전선 포격 도발로 남북간 긴장 관계가 급상승하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안보정당의 수장'으로서 면모를 부각시켰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의 지휘통제실을 긴급 방문해 최윤희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의 동향을 살피고 추가 도발 가능성과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김 대표는 "북의 도발을 가차없이 응징하는 단호한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제 북한에 끌려 다니는 악순환을 끝낼 수 있는 단호한 우리의 의지와 결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국민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군을 믿는다. 전 국민이 단결해야 북한의 도발 습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면서 "내일 오후 5시부터 (군이) A급 비상상태로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 당도 같은 시각 비상대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북 심리방송 중단의 최후통첩 시간으로 제시한 시한까지 나름의 비상 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으로, 사안만 터지면 국회 상임위를 소집해 관계장관을 출석시키던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 차분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통상 열리던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자신이 직접 주재하는 긴급 주요 당직자 회의로 전환해 대책을 숙의했다.
전날 오후에는 북한의 무력 도발 소식이 보고되자 곧바로 국회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북한의 도발 수준과 아군의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접경지역 주민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국민의 안전을 살폈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북한은 앞으로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하고 비이성적 정권"이라면서 "가차없이 응징하는 단호함을 보여줘야 국가 안보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다소 둔감해진 '북한 리스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안보 정당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을 내놓으며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를 포함해 대북 유화책을 제시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김 대표는 이날 문 대표가 북한 포격도발 문제와 관련해 제안한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는 "야당과도 긴밀한 협조 태세를 유지하겠지만 남북 대화 문제는 정부가 할 몫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체제 등장 이후 불안한 북한 내부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 이슈는 내년 총선, 대선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김 대표의 발빠른 안보 행보는 '안보제일주의'를 통해 당의 핵심지원세력인 보수진영의 지지기반을 다지고, 차기 대권 주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새누리당도 내일 오후 5시부터 비상대기” 김무성 “북한 도발 악순환 끝내야”
입력 2015-08-21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