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은 ‘패기’의 고려대를 향해 웃었다. 프로팀 ‘형님’ 울산 모비스는 전반 6점차의 리드를 끝내 지키지 못하고 아마추어 ‘아우’ 고려대에 무너졌다.
고려대는 2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준결승에서 모비스를 76대 73으로 눌렀다. 2년 전 최강전 승리에 이어 이번에도 모비스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는 프로와 아마 최강자 간 대결이어서 시작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고려대는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와 2013년 프로아마 최강전 우승 경험이 있는 강팀이다. 모비스 세 시즌 연속 프로농구 챔프전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양 팀은 5번의 동점을 이루는 등 경기 내내 팽팽히 맞섰다. 경기 초반 고려대는 ‘조직력’을 앞세운 모비스에 끌려 다녔다. 국가대표 가드 양동근(34)을 앞세운 모비스의 콤비플레이에 전반에만 12개의 어시스트를 내주며 6점차로 끌려 다녔다. 고려대의 자랑인 ‘트윈 타워’도 모비스의 지역 방어 앞에 어려움을 겪었다. 트윈 타워의 한 축인 이종현(21)이 6득점에 그쳤다. 다만 다른 한 축인 강상재(21)가 13득점을 올리며 더 이상의 점수차를 내주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모비스의 관록 앞에 무너질 것 같았던 고려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모비스 함지훈(31)이 3쿼터 4반칙으로 파울트러블에 걸려 코트를 비운 사이 강상재와 이종현의 득점에 이은 이동엽(21)의 3점슛으로 결국 동점을 만들더니 4쿼터 시작하자마자 이종현의 투핸드 덩크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낙현(20)과 문성곤(22)의 연속 3점슛이 더해져 순식간에 8점 차까지 달아났다. 모비스는 양동근과 송창용(28)이 외곽슛을 넣으며 3점차까지 따라붙었으나 더 이상 좁히지 못했다.
고려대는 강상재가 19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해 대회 매 경기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이종현 역시 15득점 8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슈터 문성곤은 3쿼터까지 3득점에 묶였으나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3점슛 4개를 몰아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고려대 이민형(50)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력을 끝가지 가져서 고맙다”며 “3~4쿼터에 다른 선수들보다 양동근을 집중적으로 수비해 볼을 못 잡게 했다. 그게 잘 돼 상대 공격을 무력화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경기 막판 5반칙으로 빠진 함지훈의 공백이 아쉬웠다. 함지훈은 10득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급의 활약을 펼쳤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양동근과 송창용도 각각 16득점, 21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고려대는 22일 오후 고양 오리온스와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갖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고려대 프로 최강 모비스 꺾고 프로아마 최강전 결승에 진출
입력 2015-08-21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