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 북한의 포격 도발과 관련, 제3군 야전군사령부를 전격 방문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 추가도발에 대한 즉각 대응, 빈틈없는 대비태세 유지를 지시했다. 한·미 양국 군은 연합작전체제를 가동하는 등 최고 수준의 비상태세에 돌입했고, 우리 군은 북측에 지뢰 및 포격도발은 명백한 정전협정 및 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박 대통령 “철저·단호히 대응” “선조치 후보고 원칙”=군 최고 통수권자인 박 대통령의 경기도 용인 제3군 사령부 방문은 오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3군 사령관과 각군 작전사령관들로부터 우리 군의 대응책 및 북한군 동향 등을 보고받았다. 박 대통령은 군 수뇌부에 “북한의 어떤 추가도발에도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며 “(군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치의 빈틈도 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우리 장병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하는 북한의 그 어떤 도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어제 우리 군의 즉각 대응사격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현장 지휘관 판단 하에 가차 없이 단호하게 즉각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한 바에 따라 평소의 원칙을 그대로 실행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의 추가 도발에도 ‘선조치 후보고’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정신에서 먼저 승리해야 실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군에 필승의 정신력을 주문했다. 이 자리엔 한민구 국방부 장관, 합참차장,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병기 비서실장, 장혁 국방비서관 등이 수행했다. 3군 사령부는 전날 북한의 포격 도발이 감행된 서부전선에서 우리 군의 전투 및 방어 지휘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박 대통령은 당초 지방 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취소하고 대북 대응에 집중하기로 했다.
◇군 “도발시 강력응징”, 한·미 공동국지도발계획 가동 검토=한·미 양국 군은 북한 도발에 대응해 연합작전체제를 가동했다. 한·미 양국이 2013년 서명한 공동국지도발계획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가정해 우리 군에 미군 전력이 가세해 초기에 제압하는 작전 개념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 한·미 양국 군이 실시간으로 연합작전체제를 구축한다면 이것은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윤희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동두천 지역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 제210화력여단도 긴급 지원 태세를 갖추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미 양국 군은 또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에 참가 중인 화력도 언제든지 투입할 태세를 갖췄다.
우리 군은 합동참모본부 명의로 북측 총참모부에 보낸 전통문에서 “(북측이 도발하면)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육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장병들의 외출외박도 금지했다.
◇정부 “북한 대화의지 진정성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정부는 북한이 전날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사태 수습, 관계 개선 노력’ 서한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양쪽에 서한과 전통문을 보내온 시각과 포격 도발 상황 등을 종합하면 대화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포격 도발 사실을 부인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이야 말로 북한의 진정성을 더욱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대통령 “도발불용” 단호대처… 정부 긴박한 대응
입력 2015-08-21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