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태극전사들 주전 경쟁 ‘비상’

입력 2015-08-21 16:12
리버쿠젠 홈페이지 캡처

‘유럽파’ 태극전사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어둡다. 2015-2016 시즌 유럽축구 개막 이후 골 맛을 본 태극전사는 없다. 주전 경쟁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경기(3일 라오스전·8일 레바논전, 이하 한국시간)를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글 같은 유럽 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보다 과감하고 이기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흥민(23·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막판 골 결정력이 떨어진데다 체력도 달린 바람에 17골에 그쳤다.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독일 분데스리가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19골) 기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대비해 손흥민은 슈팅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렸다.

그러나 손흥민은 시즌 초반 예상 외로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15일 호펜하임과의 리그 개막전과 19일 라치오(이탈리아)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몸놀림이 둔해 보였다.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지난 시즌 소속팀과 한국 대표팀에서 혹사당한 탓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22일 오후 10시 30분 독일 하노버 AWD 아레나에서 열리는 하노버96과의 리그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독일 매체 ‘RP 온라인’은 21일 “손흥민이 하노버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 대신 최근 올여름 합류한 아드미르 메흐메디(24)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구자철(26·마인츠)은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지난 시즌 7골로 독일 진출 후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했던 구자철은 프리시즌 햄스트링과 종아리를 다쳐 실전 경험을 많이 쌓지 못했다. 잉골슈타트와의 개막전엔 교체 출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26)도 22일 오후 11시 선덜랜드와의 3라운드 출전이 불투명하다. 기성용은 첼시와의 1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으며, 뉴캐슬과의 2라운드에 나오지 못했다. 영국 언론 ‘웨일스 온라인’은 부상에서 회복한 기성용의 훈련 복귀 소식을 전하며 “게리 몽크 감독은 선수 기용 때 이름값이 아니라 경기력을 본다”며 “기성용의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은 같은 시각 애스턴 빌라전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바카리 사코(27)가 최대 라이벌이다. 사코는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 울버햄프턴에서 뛰며 15골 7도움을 기록한 측면 공격수다. 이달 초 크리스탈 팰리스에 입단해 팀 적응 훈련을 끝낸 사코는 이 경기에서 데뷔할 전망이다.

2라운드까지 1경기에 교체 출장한 이청용은 고비에서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청용이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한 플레이로 ‘원샷 원킬’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