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군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전방지역에 선포한 '준전시상태'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6단계 작전명령 가운데 두 번째로, 전쟁 직전의 상태로 전환한다는 뜻이다.
준전시상태가 선포되면 북한은 최고사령부 중심의 전시체계로 전환하며 군과 노농적위대·붉은청년근위대 등 준군사조직은 진지에서 24시간 전투태세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당중앙 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전방 지역의 모든 기관·기업소·협동농장이 21일 오후 5시부터 전쟁 직전의 상태에 들어간다.
전방 지역으로 한정하기는 했지만, 민간까지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것은 1993년 이후 22년 만이다.
1993년 당시에는 전국(全國)·전민(全民)·전군(全軍)을 대상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북한이 선포했던 준전시상태는 대부분 전군에 해당됐다.
북한은 이번 포격 도발 이전에도 준전시상태를 여러 차례 선포했다.
1993년과 1983년 남한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진행하자 각각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특히 1993년에는 3월 8일 준전시상태 선포 이후 나흘 뒤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어 4월 5일에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를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미사일 '노동 1호'를 발사하면서 남북 긴장 수위를 높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팀스피리트 훈련이 "북침을 위한 예비전쟁, 핵 시험 전쟁"이라고 비난하면서 3개 항의 명령을 하달했다.
명령은 전국, 전민, 전군이 준전시상태에 돌입할 것, 전체 북한군 및 인민경비대·노동적위대·붉은청년근위대 대원들은 만반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출 것, 전체 주민들은 주체적 전쟁관점으로 무장, 경제건설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 등이었다.
북한은 이 외에도 1968년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과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1983년 버마(현 미얀마) 아웅산 폭파 사건 때도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때도 북한은 연평도로 해안포를 발사한 직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군 8전대에 준전시상태 명령을 하달하고 전투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에 대해 "당시 북한이 이번처럼 준전시상태를 대외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선포 여부는 확인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 일지.
▲ 1968년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 1983년 팀스피리트 한미 합동군사훈련
▲ 1983년 9월 버마(현 미얀마) 아웅산 사건
▲ 1993년 팀스피리트 한미 합동군사훈련 및 핵무기비확산조약 탈퇴 선언
▲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
▲ 2015년 8월20일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및 포격도발 사건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일지 포함] 北, 준전시상태 선포...24시간 전투태세 돌입
입력 2015-08-21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