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7연패를 빠지자 팬심이 점점 돌아서고 있다. 그동안 김성근 감독에 대한 옹호와 지지가 비난과 혹평으로 바뀌고 있다. 투수진 혹사 논란과 특타, 펑고에 대한 반감도 폭발했다. ‘마리한화’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견고할 것 같던 팬심이 곤두박질하는 성적 때문에 떠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한화가 최하위 kt위즈에도 패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실망한 팬들의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다. 대부분 김성근 감독을 겨냥한 글이었다. 간혹 한화의 반등을 확신과 벤치를 지지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21일 자정을 넘겨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원조 한화 팬의 사연이 넘치는 비난 글보다 이목을 끌었다. “나는 한화 팬이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로 공개된 지 2시간도 안돼 베스트글에 올랐다.
대전에서 나고 자랐다는 글쓴이는 대여섯 살 정도에 야구를 처음 접했다고 했다. 그는 “본격적인 한화 팬이 됐을 당시 한화는 꼴찌였고 류현진이 등판해 연패를 끊으면 곧바로 다시 연패하던 암흑기였다”며 “개막 후 최다연 패를 끊은 김태균의 눈물을 보고 같이 울었고 가뭄에 콩나듯 하는 1승이 끝내기 만루홈런 만큼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꼴찌에서 벗어나 5강 싸움 중인 한화는 이제 전 구단을 상대로 욕을 먹고 있다”면서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며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씁쓸하기도 하지만 한화 팬이라는 사실에 행복하다. 순위가 더 떨어지든 상위권으로 오르든 변함없이 한화를 응원할 것”이라며 변덕스러운 팬심에 일침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한화라는 야구팀을 좋아하는 한명의 팬이 되고싶다”며 글을 맺었다.
한화의 연패가 길어지게 된다면 김성근 감독과 팬들을 향한 비난과 조롱은 더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대전 홈구장서 kt와 2차전을 벌인다. 7연패를 끊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나는 한화 팬입니다”… 변덕스러운 팬심에 일침
입력 2015-08-21 14:15 수정 2015-08-21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