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선제 사수’를 외치고 투신해 숨진 부산대 고(故) 고현철(54) 교수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9시 부산 장전동 부산대 10·16 기념관에서 엄수됐다.
전국교수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은 추모영상 상영과 고 교수 약력소개, 추도사, 추모시 낭독, 추모 노래와 진혼무, 유족 인사, 헌화 등으로 진행됐다.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장은 추도사에서 “고 교수님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 먼저 총장 직선제를 쟁취하고 대학의 민주적 발전과 사회 민주화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최근호 전국 국공립대학교 교수회 연합회 상임회장은 “1만6000명의 국공립 대학 교수를 대표해 고 교수님의 명목을 빌고 유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며 “생명을 바쳐 퇴보하는 대학 민주화와 자율성을 확보에 경종을 울려주신 고 교수님의 뜻을 기리고 민주주의의 퇴보를 막기 위해 여러 단체들과 힘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영결식 후 고인의 시신은 부산 금정구 선두구동에 있는 영락공원에서 화장된 후 부산추모공원에 안치된다.
고 교수는 총장 간선제 규정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 마지막 날인 지난 17일 오후 3시쯤 부산대 본관 4층에 있는 테라스 형태의 국기게양대에서 “총장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외치고 나서 투신해 숨졌다.
한편 전국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거국련)는 이날 “교육부의 압력에 의해 개정된 기형적인 총장 간선제를 폐지하고 직선제 총장 선출 규정으로 학칙을 개정하는 작업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대 등 전국 9개 거점국립대 교수회가 속해있는 거국련은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교육부의 어떤 정책도 거부하고 (총장 간선제) 폐지를 위해 총력투쟁할 것”이라며 “직선제로 선출한 총장에 대해 교육부가 임명 제청을 거부하거나 해당 대학에 불이익을 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장 직선제 실현 등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전국 교수회의를 소집하고 총장 직선제 수호를 외치고 희생한 부산대 고 교수의 추모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국련은 또 “교육부는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이라는 미명 하에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게 하고 국립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학 구조개혁을 강행하는 등 국립대학의 자율성과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해왔다”며 “각계각층과 연대해 대학의 자율성을 지키는 투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대 故 고현철 교수 영결식
입력 2015-08-21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