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길. 김영철, 서부전선 포격 도발 직접 지휘한듯

입력 2015-08-20 22:36

북한이 20일 예고한 대로 남한의 대북 확성기 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군사도발에 나서자 북한군 수뇌부 2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목받는 인물은 다름 아닌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리영길(대장) 총참모장과 대남도발 총책인 김영철(대장) 정찰총국장.

북한군의 군사작전활동을 총 지휘하는 이들 두 사람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번 군사적 도발을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남측이 지난 10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에 대응해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을 발표한 이후 주요 행사에 모두 불참하는 등 공개석상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두 사람이 동시에 경질됐을 가능성은 낮고 행사에 불참한 채 남측에 대한 군사도발을 면밀히 준비해왔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군 전선사령부가 지난 15일 공개경고장을 통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것도 두 사람이 자취를 감춘 시기와 맞물린다.

이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군 고위 간부들과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때 불참했다.

전날 평양체육관에서 고위 간부들이 일제히 참석한 가운데 열린 광복 70주년 중앙보고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군 수뇌부의 핵심인 이들이 군 고위간부들이 총 출동한 행사에 빠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지난 4월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일(전승절)에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남측이 11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지난 10일을 전후로 직접 선두에서 우리 측 대북 확성기를 향한 포탄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기획해왔을 공산이 커보인다.

북한 군사작전 활동의 핵심들인 이들이 주요 행사에도 불참한 채 이번 도발을 지휘했다면 북한이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늘 북한이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을 국방부 앞으로 보내온 점을 보면 리영길이 직접 개입했다고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대남 군사도발의 기획자인 김영철은 김정은에게 부동의 신임을 받고 있다"면서 "대남 군사도발 방식은 김영철의 머리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리영길은 야전 군단장을 거쳐 2013년 3월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이어 같은해 9월 총참모장으로 전격 승진한 군사작전의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정찰총국은 공작원의 양성, 침투, 정보수집, 파괴공작, 요인암살, 납치, 테러 등 다양한 대남 및 해외 임무를 수행한다.

그간 대장→중장→대장→상장→대장 등 부침을 겪은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미국 소니사 해킹사건 등의 배후로도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