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차 도발시 14.5㎜ 고사포, 2차도발시 76.2㎜ 평사포인 듯

입력 2015-08-20 22:28

20일 오후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북한군 포격 도발 사건에서 사용된 양측 무기는 대략 3가지로 정리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3분께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에 북측의 곡사화기 한 발이 떨어졌다.

대포병 레이더로 탄도 궤적을 포착한 군은 즉각 확인 작업에 착수했으나, 인적이 없는 야산에 포탄이 떨어진 탓에 탄착 지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해당 포탄이 북한 최전방 고사포 부대에 배치돼 있는 14.5㎜ 고사포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4.5㎜ 고사포는 구 소련에서 개발한 ZPU 중기관총 여러 정을 묶어 만든 대공화기로 총구가 2열식(ZPU-2)인 것과, 4열식(ZPU-4)인 것 등 두 가지가 있다.

북한군은 2003년 7월 연천군 경계초소(GP)에서 벌어진 총격전에 이 무기를 동원했고, 2010년에는 강원도 화천 지역의 우리측 GP에 두 발을 발사한 바 있다.

북은 지난해 10월 10일에도 우리 민간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14.5㎜ 고사포 10여발을 쐈다. 올해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공개처형시에도 이 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19분 뒤 발생한 북측의 2차 도발에 활용된 병기는 보병연대 대공·대전차 화기인 76.2㎜ 평사포(ZIS-3·사거리 13.3㎞)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군 관계자는 "오후 4시 12분께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700m 부근에 포탄 수발이 떨어졌는데, 76.2㎜ 직사화기로 추정된다"면서 "장갑차 등으로 끌고 다니며 쓰는 종류일 것 같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의 주력 대전차포 겸 경야포로 개발된 76.2㎜ 평사포는 이러한 설명에 꼭 들어맞는다.

76.2㎜ 평사포는 소련에선 전후 퇴역했지만 중동, 아프리카, 북한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현역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실 관계 확인을 마친 우리 군은 오후 5시 4분부터 155㎜ 포탄 수십발을 북한군 직사포탄이 떨어진 지점과 상대되는 MDL 이북 500m 지점에 쏘는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은 "곡사포가 아닌 자주포로 사격했다"고 밝혔다.

155㎜ 탄을 발사하는 자주포는 미국의 M109A2 자주포를 라이센스 생산한 K-55와 자체 개발 기종인 K-9이 있는데, 이번 사건에서 쓰인 기종은 K-55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