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금 좀..." 손 벌린 교사들 … 지역단체서 '용돈' 받아 사용

입력 2015-08-20 20:23
전북 무주의 한 학교가 수년간 지역 단체에 교사 격려금을 요구해 받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교육청은 무주 A중·고교가 최근 4년간 ‘지역발전회’란 민간단체로부터 2000여만 원을 받아 교사들의 격려금으로 쓴 사실을 자체 감사에서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학교는 2012년부터 지역발전회에 정기적으로 공문을 보내 기숙사 사감과 담임교사 등의 격려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측은 교사별 금액과 계좌번호를 알려주며 개인별로 송금해주도록 부탁했다.

이로 인해 전체 32명의 교사 가운데 16명이 격려금을 받았다. 1인당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받았으나, 한 간부급 교사는 1000여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돈은 대부분 교사들의 용돈으로 쓰였다.

이 과정에서 주동자인 B부장교사 등은 공문을 위조해 자신이 좋아하는 교사를 격려금 지원 대상에 넣거나 격려금 액수를 높이기도 했다. 이들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불법으로 들어가 다른 교사들의 개인 정보를 수시로 열람하기도 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주동자 B부장교사를 파면하고 사건에 깊숙이 연관된 교사 2명과 교장 등 3명은 해임했다. 나머지 교사들에겐 견책과 불문경고 등의 조처를 내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문서까지 위조해가며 지역단체에 적극적으로 돈을 요구해 쌈짓돈처럼 쓰고, 불법으로 개인 정보를 열람해 발설한 것은 교육자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