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도적 도발? 선전 매체 통해 포격 암시

입력 2015-08-20 18:11 수정 2015-08-20 18:52

북한군이 20일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1발을 경기도 연천군으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북한의 선동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포병 부대를 방문한 사연을 보도해 관심이 집중된다. 느닷없이 김 전 위원장의 포병부대 방문이 떠오른다며 포격 도발을 미리 암시한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민족끼리는 20일 ‘바다가 초소에서 보낸 하루’라는 기사에서 “총대의 귀중함이 심장마다에 더욱 깊이 새겨지는 뜻 깊은 8월”이라며 “김정일 장군의 선군혁명 천만리길이 뜨겁게 되새겨져 끓어오르는 격정을 금할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매체는 김 전 위원장이 인민군대의 한 포격부대를 시찰할 때의 일을 상세히 묘사했다. 매체는 “김 전 위원장이 ‘포병은 포만 잘 다루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만 지휘관들은 언제나 싸움에서 가장 어려운 경우도 예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 포병들의 사격솜씨를 한 번 보자고 하며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며 김 전 위원장이 사격 시범을 하는 과정과 이를 보는 북한군의 태도 등이 상세히 전했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몰라도, 북한군의 포탄 도발이 일어난 날 북한 매체가 김 전 위원장의 포병부대 방문을 기사로 다룬 셈이다. 매체는 “김 전 위원장은 인민군대를 무적의 강군으로 키우고 인민군대를 핵심으로 나라의 군력을 백방으로 다져 주체혁명 위업의 승리를 위한 군사적 담보를 확고히 마련했다”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발언을 함께 보도했다.

한편, 우리군은 북한이 이날 오후 3시25분쯤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1발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으로 발사한 것을 감지 장비로 포착됐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군이 로켓포를 발사한 원점 지역으로 155mm 포탄 수십 여발을 대응 사격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