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의원평가 하위 20% 공천배제안'이 20일 당무위에 상정되면서 계파간 정면 충돌이 벌어졌지만 끝내 통과했다.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는 대승적 결단으로 쇄신안에 힘을 실어줄 것을 강조했지만, 비주류에서는 공정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여기에 혁신위는 이후 더 큰 폭의 물갈이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새 지도체제인 5본부장제를 두고도 의견이 부딪혀 당분간 당내 갈등은 격해질 전망이다.
문 대표와 혁신위원회는 이번 '20% 배제안'을 두고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표는 당무위에 혁신안이 올라가자 "20% 공천탈락은 매우 안타깝고 아프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과감히 현역의원들을 물갈이 하는 모습을 보여야 총선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주류에서는 호남 의원 등 일부가 전날 심야회동을 가진데 이어 이날은 비주류인 강창일 의원을 중심으로 시도당위원장 협의를 갖는 등 잇따른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평가위원회를 모두 외부 인사로 한다는 데 비판이 집중된다.
박주선 의원은 당무위 중간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의 운명을 외부에 맡길 정도라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 외부인사에 의존해 기생하는 것인가"라며 "선거에서 지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지 의원을 점수화해 책임을 지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는 사망직전의 당을 회생시키지 못한다"고 햇다.
비주류인 조경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친노가 아닌 사람은 나가라는 최후통첩이다. 특정계파의 줄세우기이자, 패권정치를 하겠다는 의도가 숨겨진 것"이라고 했다.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 의원은 "단결을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에 이렇게 시끄러운 문제를 왜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 '본게임' 공천룰 남아…5본부장제 개편도 '뇌관' = 혁신위는 이날 당무위 의결 후 바로 '공천룰' 개혁안 작업에 착수한다. 이 과정에서는 물갈이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조국 혁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1차로 배제되는 분이 20%이라는 것"이라며 "몇 단계가 더 있기 때문에 20% 플러스 알파라고만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물갈이 폭이 늘어난다면 호남이나 비주류 의원들의 반발 강도역시 거세질 전망이다.
비주류의 한 관계자는 "호남 의원들은 '물갈이'에 경계심이 매우 크다"며 "가뜩이나 신당론 등이 불거졌는데 오히려 원심력을 강화하는 역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무위 안건으로 올라간 5본부장제 개편도 갈등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비주류를 중심으로는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지나친 권한을 갖는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전날 전남의원 만찬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총무본부는 직원이 15명인데 조직본부 직원이 6명뿐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 취임 후 대표실 직원이 기존 9명에서 십수명으로 늘었다"고 문제삼고 있다.
비주류에서는 이후 5본부장제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나설 전망이어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野, 공천 물갈이 혁신안 당무위 통과...호남·비주류 거센 반발
입력 2015-08-20 12:50